병사는 참호 깊은 곳에서 몸을 쑤셔박고 눈을 감았다. 대지가 진동했다. 어머지 대지가 크게 떨며 울었다. 병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었다. 아니, 지겹도록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주변에서 포탄이 터진 것이었다. 참호 바깎, 엄폐되지 않은 황량한 무인지대의 그 어딘가에서 말이다. 잿더미 섞인 짓무른 흙들이 병사의 몸 위로 흩뿌러져 내렸다. 어머니 대지...
이름이 불린 참전 용사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르고는 그의 어깨를 붙잡은 후 건물 안으로 안내했다. 다니엘, 참전 용사는 추위에 몸을 떨며 아르고의 안내에 따라 그가 예전 생활하던 자취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방은 별로 변한게 없었다. 다니엘의 기억에는 그랬다. 다만, 좀 변한거라고는 주방에 있던 알루미늄 티포트가 도자기로 바뀌었다는...
1919년의 런던은 그 예년의 런던들과 똑같았다. 똑같은 거리, 언제나 우뚝 선 빅 밴 타워. 변덕스러운 날씨도 여전했다. 비와 해, 안개와 템즈강. 그들의 보수성은 영원히 변하지도 않을 것 같았지만, 몇가지 변화한 점이 있었다. 런던의 날씨와는 다르게 아직 떨어지지 않은 사람들의 밝은 분위기와, 거리의 뒷편으로 밀려난 참전 용사들. 그 둘은 대비되면서도,...
그는 그 곳에서 전사였다. 얼어붙은 대지는 차가웠고, 그의 심장은 그 반대로 크고 강하게 뛰고 있었다. 그가 어머니의 뱃속부터 있을때 부터 전기충격으로 뛰어온 심장은 여전하게 그가 살아있다는 증거로서 맥동치고 있었다. 뜨거운 숨이 칼날같이 언 공기를 밀어냈다. 인류의 수호자, 최전방에 선 군인. 그의 이명이었다. 그는 그가 나고 자란 땅을 기억하고 있었다....
싸움은 끝나고, 용사는 무릎 꿇었다. 마왕의 심장에는 용사의 성검이 깊숙히 박혀 있었다. 가장 깊숙한 곳에, 정확하게 심장을 꿰뚫고 등 뒤로 관통한 성검을 용사는 무력하게 놓았다. 인류의 숙적이라 불리던 마왕은 무언으로 자신의 심장에 박힌 검을 바라보다 무너졌다. 철푸덕하는 단순한 소리도 들리지 않고 마왕은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용사는 마왕의 시체가 먼지...
비가 쏟아지는 밤이었다. 짙은 어둠에 젖은 밤하늘은 구멍 뚫린 듯이 세차게 빗줄기를 내려보냈고 가을밤의 매마른 거리들을 적셨다. 작은 동네 카페의 주인장인 그는 폐점시각에 맞춰 내리는 비를 창문 너머로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매마른 비가 그의 감성을 자극할 리는 없었다. 카페의 마스터인 그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무뚝뚝한 표정과 큰 키로 대외간의 위협...
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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